서고 二 · 기초
천간 열과 지지 열둘
사주 여덟 글자는 스물두 개의 글자에서만 나옵니다. 하늘 쪽 열 자와 땅 쪽 열두 자. 이 스물두 자가 무엇이고 서로 어떻게 얽히는지를 알면, 풀이에 나오는 말 대부분이 저절로 읽힙니다.
사주를 처음 보시면 「갑목 일간에 인목 월지라 신강합니다」 같은 문장을 만나십니다. 암호처럼 보이지만 실은 스물두 개짜리 낱말 목록일 뿐입니다. 이 글은 그 목록을 펼쳐 보이는 글입니다.
一하늘의 열 글자 — 천간(天干)
천간은 열 개입니다. 오행(목·화·토·금·수) 다섯에 각각 양(陽)과 음(陰)이 하나씩 붙어 열이 됩니다.
| 글자 | 읽기 | 오행 | 음양 | 흔히 비유하는 것 |
|---|---|---|---|---|
| 甲 | 갑 | 목 | 양 | 곧게 자라는 큰 나무 |
| 乙 | 을 | 목 | 음 | 감고 오르는 덩굴·풀 |
| 丙 | 병 | 화 | 양 | 한낮의 볕 |
| 丁 | 정 | 화 | 음 | 등불·촛불 |
| 戊 | 무 | 토 | 양 | 넓은 들·산 |
| 己 | 기 | 토 | 음 | 일구어 놓은 밭흙 |
| 庚 | 경 | 금 | 양 | 다듬지 않은 쇳덩이 |
| 辛 | 신 | 금 | 음 | 벼려 놓은 칼·보석 |
| 壬 | 임 | 수 | 양 | 바다·큰 강 |
| 癸 | 계 | 수 | 음 | 이슬·빗물 |
비유는 비유일 뿐입니다. 갑목이라고 해서 나무를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고, 임수라고 해서 물가에 살아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곧게 뻗는 결」, 「고여 있다 크게 움직이는 결」 정도의 성질을 기억하기 쉽게 붙여 둔 이름표입니다.
여덟 글자 가운데 태어난 날의 천간을 일간(日干)이라 하고, 그것이 「나」입니다. 나머지 일곱 글자는 모두 이 일간을 기준으로 읽힙니다.
二땅의 열두 글자 — 지지(地支)
지지는 열둘입니다. 띠로 더 익숙하실 겁니다. 각 글자는 계절 한 달과 하루 두 시간을 함께 맡습니다.
| 글자 | 읽기 | 띠 | 오행 | 달(절기 기준) | 시각 |
|---|---|---|---|---|---|
| 子 | 자 | 쥐 | 수 | 대설~소한 | 23~01시 |
| 丑 | 축 | 소 | 토 | 소한~입춘 | 01~03시 |
| 寅 | 인 | 범 | 목 | 입춘~경칩 | 03~05시 |
| 卯 | 묘 | 토끼 | 목 | 경칩~청명 | 05~07시 |
| 辰 | 진 | 용 | 토 | 청명~입하 | 07~09시 |
| 巳 | 사 | 뱀 | 화 | 입하~망종 | 09~11시 |
| 午 | 오 | 말 | 화 | 망종~소서 | 11~13시 |
| 未 | 미 | 양 | 토 | 소서~입추 | 13~15시 |
| 申 | 신 | 원숭이 | 금 | 입추~백로 | 15~17시 |
| 酉 | 유 | 닭 | 금 | 백로~한로 | 17~19시 |
| 戌 | 술 | 개 | 토 | 한로~입동 | 19~21시 |
| 亥 | 해 | 돼지 | 수 | 입동~대설 | 21~23시 |
여기서 두 가지가 눈에 띄실 겁니다.
하나는 한 해가 인(寅)월에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입춘이 명리의 설날입니다. 2월 3일에 태어난 사람이 작년 띠로 잡히는 일은 여기서 나옵니다. 자세한 것은 사주팔자는 어떻게 세워지는가에 적어 두었습니다.
또 하나는 토(土)가 네 번 나온다는 것입니다. 진·술·축·미가 그것인데, 계절과 계절 사이에 놓여 넘어가는 자리를 맡습니다. 이 넷을 사고(四庫) 또는 사묘(四墓)라 부르며, 앞 계절의 기운이 갈무리되는 창고로 봅니다.
三낳고 이기는 관계 — 상생과 상극
오행 다섯은 동그랗게 물려 돌아갑니다. 이 두 줄이 명리의 뼈대 전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상생(相生) — 낳는다
목생화(나무가 불을 피우고) · 화생토(불이 재가 되어 흙이 되고) · 토생금(흙에서 쇠가 나오고) · 금생수(쇠에 이슬이 맺히고) · 수생목(물이 나무를 키운다)상극(相剋) — 이긴다
목극토(뿌리가 흙을 파고들고) · 토극수(둑이 물을 막고) · 수극화(물이 불을 끄고) · 화극금(불이 쇠를 녹이고) · 금극목(쇠가 나무를 벤다)
「이긴다」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무는 베여야 기둥이 되고, 물은 막혀야 논에 듭니다. 명리에서 좋고 나쁨은 관계 자체가 아니라 그 사주에 그것이 지금 필요한가로 갈립니다.
일간을 기준으로 이 다섯 관계에 이름을 붙인 것이 십신입니다. 십신(十神) 열 가지에서 이어집니다.
四지지 속에 숨은 천간 — 지장간(支藏干)
지지는 겉보기에 한 글자지만, 안에 천간 두세 개를 품고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지장간입니다.
예를 들어 인(寅)월은 겉으로는 목이지만 안에 무(戊)·병(丙)·갑(甲)이 들어 있습니다. 입춘 직후에는 지난 계절의 흙기운이 남아 있고, 가운데쯤에 봄볕이 들고, 끝에 가서야 목이 온전히 자리를 잡는다 — 이렇게 한 달 안에서도 기운이 옮겨 간다는 관찰입니다.
지장간을 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겉 글자만 세면 오행이 실제보다 단순해 보입니다. 둘째, 사주에 없어 보이는 오행이 지지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없는 줄 알았는데 감춰져 있다」는 말은 대개 지장간 이야기입니다.
五글자끼리 얽히는 자리 — 합(合)과 충(沖)
여덟 글자는 나란히 놓여만 있지 않고 서로 당기거나 부딪칩니다.
천간의 합 다섯
갑기(甲己)는 토가 되고, 을경(乙庚)은 금, 병신(丙辛)은 수, 정임(丁壬)은 목, 무계(戊癸)는 화가 된다고 봅니다. 다섯 칸 떨어진 글자끼리 짝을 짓는 구조입니다.
지지의 삼합 넷
세 글자가 모여 한 오행으로 뭉칩니다. 인오술(寅午戌)은 화, 신자진(申子辰)은 수, 사유축(巳酉丑)은 금, 해묘미(亥卯未)는 목. 셋 중 둘만 있어도 반쯤 뭉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지지의 충 여섯
마주 보는 자리끼리 부딪칩니다. 자오(子午)·축미(丑未)·인신(寅申)·묘유(卯酉)·진술(辰戌)·사해(巳亥). 열두 지지를 둥글게 늘어놓고 정반대편끼리 이으면 이 여섯 쌍이 나옵니다.
합과 충을 두고 「합이면 좋고 충이면 나쁘다」고 말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기운이 합으로 묶여 못 쓰게 되기도 하고, 막혀 있던 자리가 충으로 열리기도 합니다.
더구나 합·충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유파마다 다릅니다. 같은 사주를 두고 풀이가 갈리는 가장 흔한 지점이 여기입니다. 어느 한쪽을 절대적인 법칙처럼 말하는 풀이는 한 번 의심해 보셔도 좋습니다.
六예순 개의 짝 — 육십갑자
천간 열과 지지 열둘을 차례로 짝지으면 예순 번 만에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갑자·을축·병인…에서 시작해 계해에서 끝나는 예순 개, 이것이 육십갑자입니다.
열과 열둘의 최소공배수가 예순이라 그렇습니다. 갑은 늘 양지(子·寅·辰…)와만 만나고 을은 늘 음지와만 만나므로, 백스무 개가 아니라 예순 개가 됩니다.
환갑(還甲)이 예순한 살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태어난 해의 간지가 예순 해 만에 다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七여기까지 아시면
사주 여덟 글자는 이 스물두 자 가운데 여덟을 뽑아 네 기둥으로 세운 것입니다. 어느 글자가 몇 개 있는지, 어느 오행이 넘치고 어느 것이 비었는지, 일간이 그 안에서 힘을 받는지 빠지는지 — 풀이는 대부분 이 셈에서 나옵니다.
다만 글자를 안다고 사람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말할 수 없는지는 사주로 알 수 없는 것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