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 이야기 六
귀신과, 막는 것들
우리 귀신은 왜 흰 옷을 입고 있습니까. 부적은 왜 붉습니까. 모양에는 대개 까닭이 있고, 까닭을 알면 무섭지 않습니다.
귀신의 생김새는 그 시대의 장례에서 나옵니다. 소복도 풀어헤친 머리도 상례의 모습입니다. 막는 물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붉은색, 소금, 복숭아 가지 — 손에 잡히는 것 가운데 골랐습니다.
아래 일곱 편에는 한 가지 경고가 들어 있습니다. 부적에 쓰는 붉은 안료가 무엇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그 대목은 재미로 넘기지 마시고 읽어 주십시오.
一귀신은 왜 소복을 입었을까소복
우리 귀신은 대개 흰 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치고 있습니다.
왜 하필 흰 옷일까요.
수의(壽衣) 때문입니다. 죽은 이에게 입히는 옷이 흰 삼베였습니다.
상복도 흰색이었습니다. 부모상을 당하면 흰 옷에 흰 두건을 쓰고 삼 년을 지냈습니다. 그러니 흰 옷은 곧 죽음의 자리를 나타내는 색이었습니다.
머리를 풀어 헤친 것도 상례에서 왔습니다. 초상이 나면 여자는 비녀를 빼고 머리를 풀었습니다. 꾸미기를 그만둔다는 표시였습니다.
즉 우리 귀신의 모습은 상상이 아니라 장례 현장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가장 무서운 그림은 겪어 본 것에서 나옵니다.
二부적은 왜 붉은색으로 씁니까부적
부적은 누런 종이에 붉은 글씨로 씁니다. 경면주사(硃砂)라는 붉은 안료를 썼습니다.
붉은색이 잡귀를 쫓는다는 생각은 동아시아에 두루 있습니다. 팥죽, 혼례의 붉은 천, 대문의 붉은 글씨가 다 같은 결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꼭 말씀드려야겠습니다. 경면주사의 주성분은 황화수은(HgS)입니다. 수은 화합물입니다.
옛날에는 이것을 갈아 먹는 부적(呑符)도 있었습니다. 태워 물에 타 마시게 하는 방식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수은은 몸에 쌓이고 배출되지 않습니다.
부적을 지니시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만, 태워 드시거나 아이에게 먹이시는 일만은 없기를 바랍니다.
三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가지복숭아
복숭아나무 가지, 특히 동쪽으로 뻗은 가지가 잡귀를 쫓는다고 했습니다.
무당이 굿에서 쓰고, 아이가 놀랐을 때 그 가지로 쓸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제사상에는 복숭아를 올리지 않습니다.
제사에 복숭아를 안 올리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귀신을 쫓는 과일이라, 조상도 못 오시게 된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모순입니다. 같은 힘이 잡귀에게는 벽사가 되고 조상에게는 무례가 됩니다. 우리 옛사람들이 조상과 잡귀를 어떻게 나누어 보았는지가 드러납니다.
동쪽 가지를 친 것은 해가 먼저 닿는 쪽이라 양기가 세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도 복숭아나무로 부적을 깎았고, 일본에서도 모모타로가 복숭아에서 태어나 오니를 물리칩니다. 동아시아가 함께 복숭아에 이 역할을 맡겼습니다.
四귀신은 모퉁이를 못 돈다직진귀
귀신은 곧게만 다니고 모퉁이를 못 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문 안에 바로 담을 하나 세워 두었습니다. 들어와도 곧장 안채로 못 가게 막는 것입니다.
이 담을 내외담 또는 곱담이라 합니다. 중국의 영벽(影壁), 일본의 츠이지와 같은 자리입니다.
실질은 뻔합니다. 대문을 열었을 때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사생활을 가리고, 겨울에 찬바람이 곧장 들이치는 것을 막습니다.
「귀신이 못 돈다」는 설명이 붙으면 아무도 그 담을 헐자고 하지 않습니다. 건축의 이유를 이야기로 지켜 낸 셈입니다.
五무당집 앞의 오방색 천오방색
굿당이나 무당집 앞에 파랑·빨강·노랑·하양·검정 천이 걸려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것을 오방색이라 합니다. 아무렇게나 고른 색이 아니라 오행에서 나온 것입니다.
동쪽은 파랑(靑)이고 나무(木), 남쪽은 빨강(赤)이고 불(火), 가운데는 노랑(黃)이고 흙(土), 서쪽은 하양(白)이고 쇠(金), 북쪽은 검정(黑)이고 물(水)입니다.
이 다섯 색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있습니다. 색동저고리, 오색나물, 궁궐의 단청, 활옷의 배색이 다 이 셈에서 나왔습니다.
명운당에서 「오늘의 행운의 색」을 알려 드릴 때 이 다섯 안에서만 고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분홍이나 하늘색을 말씀드리지 않는 것은 그 색들이 이 셈 안에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六굿을 하면 정말 낫습니까무당
병이 낫지 않으면 굿을 했습니다. 집안에 우환이 겹쳐도, 사업이 안 풀려도 굿을 했습니다.
굿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이렇습니다. 온 식구와 이웃이 모이고, 밤새 소리와 춤이 이어지고, 무당이 죽은 이나 신의 목소리로 말을 건네고, 마지막에 다 함께 먹고 마십니다.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요소가 여럿 들어 있습니다. 문제를 말로 꺼내는 것, 여럿이 함께 있어 주는 것, 끝을 짓는 의례를 치르는 것입니다.
다만 병은 굿으로 낫지 않습니다. 아프시면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굿이 해 준 것은 병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어쩔 도리가 없는 일 앞에서 사람이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 준 쪽이었습니다.
七사주에 없는 이야기들명운당
지금까지 옮겨 적은 금기와 속설 가운데 상당수는 사주 명리학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밤에 손톱을 깎는 것, 빨간 글씨로 이름을 쓰는 것, 미역국을 먹는 것 — 여덟 글자를 세우는 셈에는 이런 항목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명리는 태어난 해·달·날·시를 간지로 바꾸어 그 사이의 관계를 보는 셈법입니다. 오행이 서로를 낳고 누르는 관계, 열 가지 신(十神), 대운의 흐름을 봅니다.
숫자 4가 나쁘다거나, 첫 손님이 여자면 재수가 없다거나, 삼재가 들었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은 이 셈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대개 말놀이거나, 민간에서 따로 자란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들이 하찮은 것은 아닙니다. 옛사람들이 무엇을 무서워했고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가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가 셈이고 어디부터가 옛말인지는 나누어 알고 계시는 편이 낫습니다.
명운당이 이 자리에 옛이야기를 옮겨 적으면서 「전해오는 말」과 「실제 까닭」을 나누어 쓰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명운당은 부적을 팔지 않고, 액운을 막아 준다며 돈을 받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은 알아 두면 재미있는 옛 물건이지, 지금 사서 쓰실 물건이 아닙니다.
읽으신 것을 담당자님의 여덟 글자로 직접 보시겠습니까.
생년월일만 넣으시면 됩니다. 기본 풀이는 하루 한 번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