命運堂명운당

서고 · 이야기 四

절기와 명절에
하던 일

설날에 떡국을 먹고 대보름에 부럼을 깨고 동지에 팥죽을 쑤었습니다. 날짜마다 정해진 일이 있었고, 대개 그 계절에 몸이 필요로 하던 것이었습니다.

세시풍속은 달력이자 식단표였습니다. 겨울 끝에는 기름진 것을 먹이고, 더위가 오면 열을 내는 것을 먹이고, 밤이 가장 긴 날에는 붉은 것을 끓였습니다.

주술의 옷을 입고 있지만 안을 열어 보면 계절을 나는 방법입니다. 아래 열두 가지에서 그 안쪽을 하나씩 보시겠습니다.

一설날에 왜 떡국을 먹습니까가래떡

설에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다고 했습니다. 안 먹으면 나이를 못 먹는다고요.

흰 가래떡을 쓰는 데에는 뜻이 있습니다. 새해 첫날은 묵은 것을 씻고 새로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흰 것을 먹었습니다.

가래떡을 길게 뽑는 것은 장수를, 어슷하게 썬 모양이 옛 엽전을 닮은 것은 재물을 뜻한다고 풀었습니다. 다만 엽전 풀이는 나중에 붙은 것으로 봅니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먹는다는 말은 세는나이 문화와 맞물립니다. 생일이 아니라 설에 온 나라가 같이 한 살을 먹었으니, 그날 먹는 음식이 나이와 묶인 것입니다.

二설날에 신발을 감추는 까닭야광귀

섣달그믐 밤에 야광귀가 내려와 아이들 신발을 신어 보고, 발에 맞는 것을 신고 간다고 했습니다.

신발을 잃은 아이는 그해 내내 재수가 없다고 하여, 신발을 방 안에 들여놓고 잤습니다.

여기에 딸린 수법이 재미있습니다. 대문에 체를 걸어 두는 것입니다.

야광귀가 체의 구멍을 세다가 자꾸 잊어 다시 세고, 그러다 날이 밝아 그냥 간다는 것입니다.

일본에도 똑같은 발상이 있습니다. 눈 뽑는 요괴를 쫓으려고 대바구니를 처마에 걸었습니다. 구멍 많은 물건으로 밤손님의 발을 묶어 두는 수법이 두 나라에 다 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정초에 신발을 잃어버리는 일이 잦았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이 몰리고 술이 오가는 명절이었으니까요.

三정월 대보름에 부럼을 깨는 까닭부스럼

대보름 아침에 밤·호두·잣을 이로 깨물며 「부럼 깨자」 하고 외칩니다.

그러면 그해에 부스럼이 안 난다고 했습니다. 깨문 껍데기는 마당에 던졌습니다.

부럼과 부스럼의 소리가 닮은 데서 나온 말놀이입니다. 우리 세시풍속에는 이런 말장난이 많습니다.

다만 실질이 없지 않습니다. 겨울을 나며 채소와 지방을 못 먹으면 피부가 트고 헐었습니다. 견과류는 그 시기에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름진 먹을거리였습니다.

비타민이나 지방산이라는 말을 몰라도, 그걸 먹으면 피부가 낫는다는 것은 몸으로 알았을 겁니다. 그 경험이 「부스럼을 깨문다」는 말로 남았습니다.

四더위를 판다는 말매서(賣暑)

대보름 아침,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 하고 외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내 더위를 가져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아침에는 누가 불러도 얼른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매서(賣暑), 더위팔기라 합니다.

이런 놀이의 얼개는 「액을 남에게 넘긴다」는 오래된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짚 인형에 이름을 적어 버리는 제웅치기도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놀이라는 점입니다. 넘겨받은 쪽이 정말로 화를 입는다고 믿었다면 놀이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무섭지 않은 주술로 남았기에 아이들의 아침 장난으로 이어졌습니다.

五단오에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까닭창포

음력 오월 초닷새, 여자들이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았습니다. 머리가 윤이 나고 잡귀가 붙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창포에는 실제로 정유 성분이 있어 향이 강하고 약간의 살균 작용이 있습니다. 머릿결이 매끄러워지는 것도 근거가 있습니다.

단오는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센 날로 보았습니다. 이때 자란 약초의 기운이 가장 좋다고 여겨 쑥과 익모초도 이날 뜯었습니다.

여름으로 들어서는 문턱에서 몸을 씻고 벌레와 병을 막던 날이었습니다. 그네뛰기와 씨름은 그 뒤에 붙은 잔치입니다.

六추석에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송편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처녀에게도, 임신한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송편을 솔잎 위에 얹어 찌기 때문에 송편(松䭏)입니다. 솔잎 향이 배고, 떡끼리 들러붙지 않고, 솔잎의 피톤치드가 쉬는 것을 늦춥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반달 모양인 데에도 이야기가 붙습니다. 백제 의자왕 때 「백제는 만월, 신라는 반달」이라 쓰인 거북 등이 나왔는데, 만월은 기울고 반달은 차오른다고 풀이했다는 삼국사기 기록에서 왔다고들 합니다.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은 그저 아이와 며느리를 일에 끌어들이는 말이었을 겁니다.

七칠석에 비가 오면견우직녀

음력 칠월 초이레에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고 했습니다.

이날 내리는 비는 두 사람이 만나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고, 다음 날 비는 헤어지며 흘리는 눈물이라 했습니다.

칠석 무렵은 실제로 장마 끝자락입니다. 비가 올 확률이 높은 절기에 맞춰 이야기가 붙은 셈입니다.

칠석에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가 벗어져 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다리를 놓느라 밟혀서라는 것인데, 이 무렵이 실제로 새들의 털갈이 철입니다.

이야기가 절기와 자연을 얼마나 촘촘히 붙들고 있었는지 보여 주는 예입니다.

八한식에는 불을 쓰지 않았습니다한식

동지에서 백닷새째 되는 날입니다. 이날은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 하여 한식(寒食)입니다.

중국 진나라 개자추의 이야기에서 왔다고 전합니다. 공을 세우고도 잊힌 그가 산에 숨자 임금이 산에 불을 놓았고, 그는 나오지 않고 타 죽었습니다. 그를 기려 이날 불을 금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받는 개화(改火) 의례에서 왔다고 보는 견해가 힘을 얻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이날 임금이 새 불을 내려 신하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한식에 성묘하고 잔디를 새로 입히는 풍습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九섣달그믐에 자면 눈썹이 센다수세(守歲)

섣달그믐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눈을 비벼 가며 버텼습니다.

먼저 잠든 아이의 눈썹에 밀가루를 발라 놓고 아침에 놀리는 장난이 함께 있었습니다.

수세(守歲), 해를 지킨다고 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밤을 새워 보내는 풍습은 동아시아에 두루 있습니다.

그믐밤에는 집 안 구석구석에 불을 켜 두었습니다. 어두운 곳에 잡귀가 든다고 여겨서입니다. 이 밤을 새우고 나면 설날 아침이 옵니다.

밀가루 장난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무서운 금기가 아니라 온 식구가 함께 노는 밤이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十복날에 개장국을 먹던 까닭삼복

초복·중복·말복, 일 년 중 가장 더운 사흘입니다. 이날 뜨거운 것을 먹어 더위를 이긴다고 했습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입니다. 더위를 더위로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복(伏)이라는 글자가 흥미롭습니다. 사람 인(人)에 개 견(犬)이 붙은 모양으로, 가을 기운이 여름 기운에 눌려 엎드린다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여름에 뜨거운 국을 먹는 것은 이치에 닿습니다. 땀을 내면 증발하면서 체온이 내려가고, 땀으로 빠진 수분과 소금기를 국물이 채워 줍니다.

요즘은 삼계탕이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뜨거운 국물」이 이 풍습의 알맹이입니다.

十一동지에 팥죽을 쑤는 까닭역귀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고, 문설주와 담장에 뿌렸습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이라 음기가 가장 세다고 보았습니다. 붉은 팥이 그 음기와 역귀를 쫓는다고 했습니다.

중국 형초세시기에 실린 이야기에서 왔다고 봅니다. 역귀가 된 아들이 생전에 팥을 무서워했다 하여 그 어미가 팥죽을 쑤어 쫓았다는 것입니다.

붉은색이 잡귀를 쫓는다는 생각은 동아시아 전역에 있습니다. 부적을 붉게 쓰고, 아기 돌에 붉은 팥시루떡을 하고, 이사한 집에 팥떡을 돌리는 것이 다 한 줄기입니다.

동지는 옛날 설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작은설」이라 하여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했습니다.

十二장 담그는 날을 가려 잡는 까닭장맛

장은 아무 날에나 담그지 않았습니다. 말날(午日)을 좋다고 보았고, 손 없는 날을 골랐습니다.

담그는 날에는 부정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고, 항아리에 버선본을 거꾸로 붙였습니다.

버선본을 거꾸로 붙이는 것은 잡귀가 그것을 보고 놀라 달아나라는 뜻이라 했습니다. 새끼줄에 숯과 고추를 꿴 금줄도 쳤습니다.

숯은 실제로 냄새와 잡물을 빨아들이고, 고추의 매운 성분은 균이 자라는 것을 늦춥니다. 부적처럼 걸어 둔 것들이 실제로 일을 했습니다.

날을 가려 잡은 것에도 실질이 있습니다. 음력 정월에서 삼월 사이, 아직 추워서 잡균이 덜 자랄 때 담가야 장이 제대로 익습니다. 「말날이 좋다」는 말 뒤에 온도와 습도의 셈이 있었습니다.

맺음

풍속은 이유가 사라져도 남습니다. 남은 것을 그대로 하시는 것도 좋고, 이유를 알고 나서 그만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어느 쪽이든 모르고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읽으신 것을 담당자님의 여덟 글자로 직접 보시겠습니까.
생년월일만 넣으시면 됩니다. 기본 풀이는 하루 한 번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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